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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외상센터' 백강혁, 실제모델 이국종 교수와 어디까지 닮았나

독후감 덕후감

by Paperback Writer 2025. 2. 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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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왠지 얼굴도 닮은 듯

픽션과 현실의 경계가 흐려진다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를 재미있게 보았다.
주인공 백강혁은 지극히 비현실적인 캐릭터다. 오토바이를 타고 중동의 전장을 누비는 첫 장면부터 그랬다. 남수단의 총상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날아가는 에피소드도 기발한 상상력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국종 교수의 이야기를 나무위키에서 읽어보다 놀랐다. 뛰어난 실력, 강한 소신, 그리고 현실과 부딪히는 불편한 진실들. 의외로 한국대병원 중증외상센터 백강혁 교수 이야기에는 아주대 중증외상센터 이국종 교수의 사례가 많이 녹아있었다.

비슷한 사진 찾느라 고생했다.


1. 닥터헬기 논란, 현실에서도 똑같다

드라마 속 백강혁은 중증외상센터를 살리기 위해 닥터헬기 도입을 강하게 밀어붙인다.
돌아오는 건 병원 수뇌부의 반대와 주민들의 민원이다.

헬기가 내린 곳은 테니스 코트.


이국종 교수도 같은 싸움을 했다.

  • 2011년, 한국 최초 24시간 운영 닥터헬기 도입
  • 하지만 헬기 착륙마다 주민 항의 쏟아짐
  • 심지어 병원 내부에서도 "예산 낭비"라며 반발

드라마에서 백강혁이 "이걸 못 쓰면 사람 죽는다!"라고 소리치는 장면.
그 말은 현실에서도 수없이 반복됐다.
심지어 헬기장이 없어서 테니스코트에 착륙하는 것도 아주대병원의 현실이었다.

" 한미연합군 100여 명이 우리 병원에 와 순식간에 군외상센터로 전환한다. 미국 교수 소개로 주한미군과 교류하게 됐다. 초기에 미군 헬기 착륙 장소가 없어서 의대와 병원 건물 사이 길바닥에 H를 그리고 헬기장으로 썼다. '미친 놈' 취급을 당했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다 싶었다."(원문)

2. 총탄이 날아드는 전장에서 환자를 살렸다

드라마 속 백강혁은 전쟁터 출신 의사다.
실제 전장에서 총상 환자를 치료하며 외상 치료의 한계를 경험한다.
드라마 후반부에는 남수단에서 총상을 입은 군인을 치료하기 위해 현장에 출동한다.

오토바이로 전장을 달리는 백!강!혁!

드라마를 보면서 정말 상상력이 뛰어나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이 설정 역시 이국종 교수의 실제 사례에서 비롯됐다.

  • 2011년, 소말리아 아덴만 작전 당시 청해부대 군의관으로 파견
  •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선원과 구출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 총상 치료
  • 2017년 휴전선 넘어온 귀순 북한 병사의 총상 치료

그는 전장에서 환자를 살려본 한국의 유일한 외상 의사였다.
에어 앰뷸런스를 부르는 비용을 두고 갈등을 겪은 것도 당시 있었던 이야기다.
중증외상 치료의 필요성을 절감한 그는 귀국 후 한국 중증외상센터 시스템의 미비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3. 병원 운영진과의 엇갈린 입장

백강혁은 병원 경영진과 끊임없이 충돌한다.
돈 되는 장례식장, 주차장, 식당에 비해 적자만 쌓이는 중증외상센터는 병원의 적처럼 묘사된다.

드라마에서 중증외상센터 비난에 앞장섰던 캐릭터.

이국종 교수 역시 유사한 갈등을 겪었다.

  • 병원 측: "외상센터 운영할수록 적자만 쌓인다."
  • 이국종 교수: "사람 목숨이 적자보다 중요하다."
  • 결국 병원과의 갈등 끝에 사직.

이국종 교수가 떠나면서 남긴 말은 한 줄로 요약된다.

"제가 한국 의료 시스템을 바꿀 힘이 없습니다."

드라마에서도 백강혁이 외상센터를 나서는 장면이 있다.
픽션이 현실을 따라간 걸까, 현실이 픽션보다 더 극적이었던 걸까?


4. 외상센터 예산이 전용될 뻔한 사례들

드라마에서 정부는 한국대 중증외상센터에 100억원을 지원한다. 병원은 이 돈을 다른 시설을 확충하는데 쓰려고 하면서 중증외상센터는 늘 적자라고 탓한다.
2020년 1월 이국종 교수의 방송 인터뷰 중 한 대목.

김현정(PD)> 선생님, 물러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판단을 내리신 거예요?

이국종> 이제 그만할 거예요. 그럼요. 지금 복지부부터 저희 병원에 이르기까지 숨 쉬는 것 빼고 다 거짓말이에요. 아주대병원이 적자를 감수하고 어쩌고저쩌고 다 거짓말이에요, 다. 새빨간 거짓말이에요. 복지부에서 공문까지 보내고 그랬어요. 예산 그런 식으로 빼먹지 말라고, 제대로 쓰라고. 예산을 저희한테 작년에만 63억이 내려왔고 줬어요. 그렇게까지 미친듯이 해서 받았어요. 외상센터 지어놓고 나니까 적자가 아닌 거예요. 아주대학교병원이 작년 같은 경우에 수익이 얼마가 난 줄 아세요? 500억이 넘어요. 아주대병원이 지금 전국적으로 돈을 제일 많이 버는 병원 중에 하나예요.

김현정> 아니, 그러면요, 경영상의 문제는 아니고 돈도 충분히 지원받고 있다면 왜 이국종 교수에게 그렇게 미운털이 박혔는가? 그건 왜라고 보세요?

이국종> 예를 들어 외상센터 지하 2층에 교직원 식당을 밀어 넣겠다고 그랬다고요. 그리고 교직원 식당이 있는 지금 본관 자리는 수익 사업에 쓰겠죠. 사방에 다니면서 경기도 도의회 도의원들한테도 허락해 달라고 그러면서 또 저를 팔아요. “이국종이가 밥 먹을 데가 없다. 그러니까 외상센터 지하에다 그걸 넣어주면, 지하에다가 교직원 식당을 넣어주면 이국종이가 일하다 싹 내려와서 밥을 먹고 간다.” 이따위 소리를 한다고요.

현실이 드라마보다 더 지독했다.


5. 결국 떠난 의사, 남겨진 문제들

백강혁과 이국종 교수. 두 사람의 싸움은 의료 시스템과의 싸움이었다.
결과는 어떨까.

  • 이국종 교수, 아주대병원을 떠남.

남은 질문.

"이국종이 떠났다고 문제가 끝난 걸까?"
중증외상센터는 판타지다.
돈도 많고 의료 능력도 정치력도 엄청난 먼치킨 백강혁 교수의 단도직입 슈퍼 닥터 스토리다.
이 드라마가 100% 허구였다면 차라리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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