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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고을 - 사당역 고기 맛집을 위한 변명

가고 보고 먹고 쉬고

by Paperback Writer 2025. 2. 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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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간집에서 풍자가 최고로 꼽은 사당역 맛집, 논고을에 다녀왔다.
여기는 원래도 사당역 고깃집 중에선 가성비 최고로 꼽혔던 곳이다.
평일 저녁에도 조금만 늦으면 줄서서 기다려야 한다.

풍자의 또간집을 보다가 논고을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게다가 또 가고 싶은 집으로 꼽혔다!
유튜브 때문에 손타기 전에 얼른 한 번 더 다녀와야겠다 싶어서 온가족이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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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사진이 없어서 카카오맵 로드뷰에서 가져왔습니다.

토요일 조금 이른 시간인 11시40분쯤 갔더니 자리가 많이 비었다.
1시간 정도 먹었는데 먹는 중에 사람들이 찾아오더니 나중엔 자리가 거의 찼다.
토요일 낮에 고깃집이 꽉 차다니. 과연 논고을이다.

 

논고을

서울 동작구 남부순환로269길 12

map.kakao.com

 
논고을 메뉴는 간단하다.

  • 갈비살 (블랙앵거스 150g) 1만6000원
  • 안창살(150g) 2만1000원
  • 소막창(170g) 17000원
  • 제주삼겹살(180g) 1만6000원
  • 냉면(물/비빔) 6000원
  • 공기밥 주문시 김치/된장찌개

소고기 값이 이렇게 저렴한 이유는 미국산이기 때문이다.
치킨집에서 닭고기를 미리 양념에 재우듯이, 기름을 바르고 살짝 양념을 한다.
비결은 양념을 아주 살짝해서 생고기를 먹는 것처럼 맛있다.
여기에다 저렴한 고깃집인데도 숯불을 피운다.
가스렌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풍미다.
안창살은 준비 중이라 낮에는 갈비살만 주문할 수 있었다.

숯불에 지글지글. 갈빗살이지만 질기지 않고 고소하다.

사진에 같이 찍힌 탁자를 보면 알겠지만, 오래된 나무 탁자다. 이게 지저분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 정도는 아니고 이 가게가 오래된 곳임을 보여준다. 무채와 김치, 쌈채소, 생마늘, 양파. 기본적인 반찬이 나온다.

초점이 안 맞았다.

논고을은 고기를 파채와 함께 먹는 것이 별미다.
보통 파채는 돼지고기와 함께 먹는데, 옛날엔 돼지고기가 냄새가 많이 나서 그랬지만 요즘엔 파채의 상큼 아삭함과 고기의 기름지고 고소함을 같이 즐긴다.
물론, 비빔냉면에 고기 한점 곁들여도... 여기가 천국!

논고을 비빔냉면

비빔냉면 가격이 6000원인데 양이 적지 않다. 물냉면도 마찬가지. 공기밥을 시키면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중에 하나가 나온다.

냉면은 달달한 고깃집 냉면이다. 평양냉면 아님.
고기에서 윤기가 흐르는데, 그만큼 절묘하게 양념을 했다.

블랙앵거스는 미국 소고기 중에서도 최고급에 속하는 품종이다.
고기 질도 좋고 양념도 한 듯 안 한 듯 절묘해서 수입 소고기의 이질감이 없다.
가격도 저렴해서 계산서를 받으면 '이것 밖에 안 나왔나?'하고 놀란다.
그것이 논고을의 최대 장점.
갈비살은 1인분 160g 인데, 냉면과 함께 1~1.5인분 정도면 정량. 물론 된장찌개에 공기밥과 같이 먹어도 된다.

저녁에는 좀 기다려야 한다.
2시간 제한이 있어서 의외로 자리가 빨리 난다.
먹는 사람 입장에선 좀 눈치가 보일 수 있다.
손님이 대부분 30대 안팎의 젊은이들이어서 그런지, 많이 먹지 않고 금방금방 자리가 바뀐다.


블로그 리뷰를 보면 위생이나 친절 얘기를 하는 글이 있다.
사당역 서식자이자 애호자로서 변명하자면, 이 곳은 사실 평범한 동네 고깃집이다.
불만 섞인 리뷰에 쓰인 것처럼 간판도 낡았고, 탁자도 나무 탁자에 가게도 좁다.
낮시간에 들르면 일하는 아주머니와 사장님이 같이 탁자에 앉아서 고기와 야채를 다듬고 있다.

 

우리가 갔을 때도 한 쪽에선 고기를 재우는데 안창살 좀 달라고 해도 없다고 했다. 안창살은 저녁에 오란다.
이런 가게에 강남이나 사무실 많은 동네의 깔끔한 인테리어와 잘 훈련된 젊은 직원들의 텐션 높은 교육된 친절함 같은 걸 바라는 것은 무리다.주문해도 빠트리기도 하고, 불러도 좀 늦게 오기도 한다.
일부러 그러는게 아니라, 원래 그런 정도로 장사하는 동네 고깃집이다.
불친절하다기보다 서로 편하고 친근한 것에 더 가깝다.

 

사람 사는 곳에 다 저마다 사정이 있고, 가게마다 내력이 있다.
다른 곳과 비교하고 선택하는 것은 손님의 권리지만, 내가 보기에 여기는 동네 고기집 같은 친숙함과 가성비가 매력인 곳인데 그걸 삐까뻔적하고 반질반질하게 해달라는 건 개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 아닐까?


위생 문제를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여러 번 가보았지만 난 잘 모르겠다.
진짜 위생에 문제가 있었다면 풍자가 추천했을까 싶다.

이게 약 2인분?

사당역은 맛집이 없는 곳으로 유명하다.
또간집에서도 논고을 외에 2곳을 더 들렀는데, 다른 식당들은 맛집이라기보다는 설탕과 양념으로 입맛을 현혹시키는 곳 같았다. (사당역ㅇ서 유명한 곳은 맞다)
그 와중에 논고을이 뽑힌게 다행이자 불행이다.


사당역 주변에는 논고을 외에도 갈만 한 고기집이 많다.
논고을 건너편 남현동의 삼수갑산은 한우를 비교적 저렴하게 파는 대형 식당이다.
그 앞에는 한돈만 취급하는 시골명가 같은 곳도 있다.
방배동 쪽으로 길만 건너면 파스텔시티에 경복궁 같은 고급 한우 레스토랑도 있다. 인테리어도 화려하고 친철도는 최상이다. 값도 그만큼 비싸다.
파스텔시티 뒤에 있는 시골보쌈&감자옹심이는 사당역에서 가장 유명하고 장사가 잘 되는 식당이다.
또간집에 같이 나왔던 복돈이 부추삼겹살, 주민들 사이에도 호오가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명 돼지갈비 같은 곳도 있다.

이런 고기의 격전지 같은 곳에서 논고을이 최고의 맛집으로 꼽히고 많은 이들이 찾는 것은 맛도 맛이지만 이 곳만의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게 가성비와 편안함이라고 생각한다.

사당역 식당들도 코로나를 거치면서 몇 년 사이에 많이 바뀌었다.
오래된 식당들이 문을 닫기도 했고, 특색있으면서 가성비 높은 가게들이 곳곳에 등장했다.
이 동네를 찾은지 20년 가까이 되는데도, 골목을 둘러보다가 이런 곳이 있었나 깜짝 놀란다.
서울의 식당들이 전반적으로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제 사당역에서도 맛 없으면 장사가 잘 안된다.

 

조만간 사당역의 맛집을 한 번 총정리하는 글을 써봐야겠다.
기대하시라 개봉 박두.

그래서 쓴 글.↓

 

 

사당역 맛집 총정리 - 사당 인근 거주자의 내돈내산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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