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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의 세계 - CCTV가 만든 삼국지 다큐멘터리

독후감 덕후감

by Paperback Writer 2025. 3. 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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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의 세계'는 중국 CCTV에서 2018년에 만든 6부작 다큐멘터리다. 티빙, 왓차 등에서 볼 수 있다.

예고편

CCTV에서 만든 것 치고는 화면이 단촐하고 내용도 텐션이 좀 떨어진다.
1.5배속으로 봤더니 봐줄만하다.^^

1부는 '영원 불변의 고전 삼국지'.

6편의 다큐멘터리의 서론 격.
위촉오 삼국시대가 중국 전체 역사로 보면 수천만명의 인구가 수백만명으로 줄어든 엄청난 암흑기였다는 멘트가 인상적이었다.
지금 한국 일본 중국의 삼국지 열풍은 1980년대에 시작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우영 삼국지가 연재된게 1978~80년이었다.
일본의 요쿄야마 미츠테루 만화 삼국지가 1971년부터 연재됐다.
요쿄야마 미츠테루 판이 80년대에 마무리됐으니 한국과 일본에서 두 편의 만화 삼국지가 큰 바람을 일으켰다고 할 수 있겠다. (요코야마 미츠테루 판의 원작인 요시카와 에이지의 소설 삼국지는 1939~1943년에 연재됐다.)
한국에서는 고우영 삼국지 이후에 이문열 삼국지가 있었다.
80년대에 경향신문에 연재됐고 88년에 책으로 나왔으니 이 시기가 한국에선 삼국지 인기의 절정기였던 셈이다.
중국에서는 이중톈 교수의 삼국지 강의가 2006년 CCTV에서 방영되면서 삼국지 붐을 일으켰다.
1편에서는 일본의 삼국지 전문 서점이 나오기는 하지만, 한국이나 일본 이야기가 자세히 나오지는 않는다.

2부는 제갈량, 3부는 조조, 4부는 관우 이야기다.
5부는 적벽대전.
마지막 6부는 삼국지의 역사다.

CCTV가 평가한 조조

조조에 대해 사실 80년대 이후에는 간웅이라기보다는 진정한 영웅 아니냐는 재평가 얘기가 거의 주류를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이 다큐멘터리는 냉정하게 조조는 학살자이자 천자를 끼고 권력을 행사한 역적이라는 평가에 더 힘을 실어준다.
물론 둔전제 실시 같은 치적과 장강 북부를 통일시킨 업적도 인정하지만, 제갈량과 같은 승상의 자리에 있었지만 군주에 충성하기보다 권력을 남용한 점이 원소나 동탁과 뭐가 다르냐는 뉘앙스였다.
비난한다기보다 재평가를 인정하지 않는 수준의 묘사였다.

적벽대전의 실제와 의미

적벽대전 이야기가 아마 소설과 가장 다른 부분인 것 같다.
적벽대전은 실제 역사에서도 중국 역사의 흐름을 결정 지은 큰 전투였다고 하면서, 그러나 삼국지에 나온 것처럼 제갈량이 모략을 짜고 동남풍을 일으켜 승리를 결정지은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오히려 오나라 주유가 전투의 주역이고, 그의 전략이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오나라의 책사 노숙의 역할을 강조하는데, 소설에서는 노숙이 노회하고 유약한 인물로 묘사됐지만 사실은 두 나라의 연합을 만들어낸 지략가였다고 평가한다.
전체적으로 적벽에 대한 이야기는 소설보다 2010년 중국 드라마 신삼국에서 묘사된 것과 더 비슷하다.
드라마에서 노숙은 아주 멋진 외교전략가로 나오고, 주유 역시 제갈공명에 늘 당하기는 했지만 전투와 전략 모두 뛰어난 오나라의 사령관으로 등장한다.
또 주유가 늘 "적벽의 승리를 이끈 나인데!"라는 말을 한다.

다큐멘터리는 또 오나라는 최초로 강남을 통일한 나라로 길게 보면 중국 경제와 문화의 부흥에 밑거름을 만든 중요한 왕조였다고 평가한다.
현대 중국인의 관점에서 그럴 수 있겠다,

삼국지는 민심이 썼다

마지막 6부에서는 삼국지연의가 만들어지고 전해진 역사를 개괄한다.

삼국지는 잘 알다시피 실제 역사의 7할에 나관중이 꾸민 3할의 가공된 이야기가 더해져 있다.
그 3할은 나관중 혼자 창작한게 아니라, 진수의 정사 삼국지부터 1000년간 역사를 이야기하며 다듬어져 온 중국 평민들의 마음이 만들어냈다고 평가한다.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이야기다.
중국 사람들이 오랫동안 전쟁에 시달렸고, 특히 후한에서 황건적을 거쳐 삼국시대까지 100년의 암흑기에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기 때문에 유비 같은 인덕을 갖춘 리더를 원했다는 것.
그래서 실제 역사로 보면 위나라나 오나라의 공헌이 더 컸고 세력도 더 강했지만 소설에서는 촉나라의 유비와 그에게 끝까지 의리와 충성을 바친 관우 장비 제갈량이 주인공이 됐다는 것이다.

결론이 지금의 중국 정치 체제를 옹호하고 긍정하는 쪽으로 살짝 연결되는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찾아보니 역시 CCTV 작품이었다.



삼국의세계 1화 | TVING

삼국지 속 영웅들과 그들의 활약을 고찰한다 <삼국의 세계>

www.tving.com

화면은 좀 지루하다.
중국 전역에 있는 삼국지 인물들의 동상이 끊임 없이 등장하고, 책장을 넘기거나 관련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며 나래이션이 쭉 이어지고 중간중간 전문가들의 인터뷰가 나온다.
차라리 지도와 CG로 삼국 시대의 세력 변화라도 자세히 보여줬으면 정보 면에서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래도 삼국지 드라마를 본 뒤 남았던 궁금증을 많이 해소해주었고, 삼국지라는 명작의 내용은 물론 형성사까지 역사적인 사실들이 잘 정리돼 있어서 유용했다.

TVing, 디즈니플러스, 왓차에서 볼 수 있다.
삼국지에 관심이 있거나 삼국지 드라마나 영화를 보신 분들께는 추천.
단 1.5배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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