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식목일날, 서울 동작구 국립 현충원을 갔다.
개나리 목련은 활짝 피었고, 살구꽃도 예뻤다.
벚꽃은 꽃몽오리가 물이 올랐지만, 아직 반도 피지 않았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주일 쯤 늦게 4월 둘째주면 벚꽃이 만개해 절정일 것 같다.
비가 온데다 아직 꽃놀이를 하기에는 조금 일러서 그런지 사람이 적었다.
벚꽃길인 동작천을 걷는데는 10분.
현충원 일대를 천천히 한바퀴 돌면서 꽃도 보고 비문도 읽으며 산책하니 2시간쯤 걸렸다.
사당통문으로 나오니 이수역까지 생각보다 가까웠다.
현충원은 지하철 4호선과 9호선이 함께 있는 동작 현충원역에 내려 걸어가면 된다.
4호선 4번 출구로 나오면 육교를 건너 300m쯤 걸어가야 는데, 9호선 8번 출구로 가면 바로 입구가 나온다.
현충원은 주차장이 무료다. 다만 개방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좀 짧고, 봄철에는 사람이 많이 찾아 주차장에 빈자리가 많지 않다.
꽃구경만 하려면 정문에 들어가서 왼쪽, 만남의 집 뒤편으로 가면 된다.
현충원 꽃놀이의 하이라이트, 현충천이 시작된다.
현충천 길로 내려서면 완만한 길을 따라 걸으며 벚꽃 개나리꽃 살구꽃 수양버들을 맘껏 볼 수 있다.
길이 잘 조성돼 중간중간 앉을 곳도 있고 꽃나무가 잔뜩 모여 화려하다.
현충천길이 걸어서 10분~20분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길이가 좀 아쉽다.
만남의집 뒤에서 현충천이 시작된다.
현충천을 따라 도로와 묘역이 있다.
현충천길로 내려가 개천에 들어서면 꽃세상이 시작된다.
이렇게 잘 생긴 수양 버드나무 두그루를 만나면 현충천길이 끝난다.
그 위로는 이승만 김대중 박정희 묘역과 봉안식장이 있다.
현충천을 지나 현충천길에서 올라오면, 거북이와 충성 충이 그려진 비석을 만난다.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면 대통령 묘역, 독립유공자 묘역, 무명용사 추모비, 봉안식장 등이 있다.
거북이를 지나 왼쪽으로 올라가면 이승만 대통령 묘소가 있고, 조금 더 올라가 김대중 대통령과 이휘호 여사 묘소다.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묘역은 현충원의 가장 높은 곳에 있다.
거기까지 올라가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김대중 이승만 묘역은 박정희 묘역 아래, 현충원 왼편에 있는데 김영삼 묘역만 현충원 오른편에 있다.
대통령 묘역에는 방호원들이 배치돼 있다.
주로 나이가 좀 있으신 편이고, 방문객들이 궁금한 점을 물으면 친절하게 얘기해주신다.
묘소에 대해 물어봐도 되고, 꽃나무 이름을 물어봐도 잘 알려주시더라.
박정희 묘역의 방호원에게 올해 벚꽃 만개 시기를 물으니 1주일쯤 뒤가 절정일 것 같다고 했다.
역대 대통령 중 노무현 대통령은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따로 안장되어 계신다.
고인의 유언을 따른 것이다.
노태우 전두환 두 전직 대통령은 예우가 박탈돼 국립공원에 안장되지 못했다.
노태우 묘소는 경기도 파주 실향민 묘역인 동화경모공원에 조성돼 있다.
노무현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묘역은 국가가 관리한다.
전두환 묘소는 자리를 마련하지 못하고 연희동 사저에 유골이 임시 안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시, 노무현 대통령의 묘소도 여기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현충원은 넓은 묘역 곳곳에 추모비와 추모탑 등 다양한 기념 시설이 있다.
한 번 방문으로 다 확인하기가 벅찰 정도다.
현충원을 걷다가 비석이나 탑이 눈에 띄면 잠시 멈춰 설명문을 읽어보는 것도 괜찮다.
박정희 대통령 묘역을 찾아가는 길에 작은 매점을 발견했다.
묘역 바로 아래 공작지라는 작은 연못 근처다.
뜻밖에도 한강라면을 팔고 있어 반가웠다.
라면은 3000원. 계란과 김치도 살 수 있다. 컵라면도 판다. 커피 계피차 쌍화차도 1000원.
박정희 묘역에서 더 동쪽으로 가면 사당동으로 나가는 뒷문이 나온다.
사당통문은 이수역 사계시장과 남성역 방향으로 이어진다.
사당통문 외에 상도동으로 가는 상도통문, 흑석통문, 비개통문이 있다.
통문들도 오후 6시면 닫는다.
사당 통문 바로 밖이 사당종합체육관이다.
이수역 사계시장 방향으로 20분쯤 걸으면 극동 아파트와 신동아 아파트가 나온다.
극동 아파트 쪽으로 내려서면 바로 사당2동 주민센터와 시장길이 이어진다.
이수역 사계시장에는 저렴하고 맛있는 골목식당들이 많다.
과일 채소 생선을 파는 큰 상점들 사이의 좁은 골목에 있으니 잘 찾아보는 것도 산책을 마무리하는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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