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삭스(Jeffrey Sachs)는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 교수로 빈곤 퇴치를 위한 연구로 오랫동안 명성을 누렸다.
최근에 엑스를 통해 제프리 삭스 교수가 코로나19은 미국이 중국을 공격하려 개발하고 우한에 배포했다고 주장했다는 내용이 떴다. 깜짝 놀라서 진짜인지 살펴보았다.
제프리 삭스의 개인 홈페이지에 뉴욕 매거진의 기사가 링크돼 있었다. 자신이 코로나19의 기원을 조사하는 Lancet(의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산하 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는데, 처음엔 코로나19가 우한의 중국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가설을 믿지 않았으나, 조사에 참여한 과학자들이 보인 태도를 의심하면서 점차 실험실 유출론에 기울어졌다는 내용이다. 위원회에 참여한 과학자들-제프리 삭스와 친분이 강한 이들이었다고 한다-과 갈등 끝에 결국 그는 위원장을 그만 두었다.
더 찾아보니 관련된 글이 많다. 2건의 기사가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었다.
첫째는 미국의 진보적인 잡지 '인터셉트(Intercept)'가 2022년 5월에 보도한 장문의 기사다. 인터넷트는 약간 딴지일보와 일요신문의 중간 쯤 되는 컨셉이다. 좌파적 음모론 시각도 있지만 엄연한 온라인 매체로서 무게감도 있다.
기사의 링크는 여기.
제목은 " 제프리 삭스, COVID-19의 실험실 기원 가능성에 대한 증거 제시"다.
두번째 기사는 2023년 2월11일에 올라온 칼럼이다. AirMail이라는 매체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제프리 삭스가 코로나19만 아니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이상한 음모론을 제기했다며 비판적으로 묘사한 칼럼이다. 에어메일은 무려 배니티 페어 편집장과 뉴욕타임스 기자가 힘을 모아 만든 온라인 매체라고 한다.
'The View from Here'라는 고정 칼럼인데, 재미있다.
인터셉트의 글은 너무 기니까 대충 요약해드리겠다. 에어메일의 칼럼은 전문을 번역했다. 파파고와 챗GPT를 이용했다.
샤론 레너
2022년 5월 19일 오후 4시.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와 분자 약리학 교수 닐 해리슨은 미국 기관이 보유한 코로나19 기원 관련 데이터를 독립적으로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SARS-CoV-2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의 특정 아미노산 서열이 인간 세포 단백질과 동일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과학자들은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진화했을 수도 있지만, 연구 과정에서 퓨린 절단 부위를 삽입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 국방첨단연구계획국(DARPA)**에 제출된 보조금 제안서에는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에 이러한 변형을 가할 계획이 포함되어 있었다.
삭스와 해리슨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WIV), 노스캐롤라이나 대학(UNC), 에코헬스 얼라이언스(EHA) 등이 관련 연구에 연루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에코헬스 얼라이언스의 회장 피터 다스작은 DARPA 보조금이 지원되지 않아 연구가 수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논문은 과학계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과학자들은 연구소 유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삭스와 해리슨의 증거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다른 연구자들은 실험실 기원설을 강하게 반박하며, 코로나19가 자연 발생했다는 기존 연구를 지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SARS-CoV-2의 기원에 대한 명확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으며, 실험실 유출설과 자연 발생설 사이의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AirMail News
제프리 삭스(Jeffrey Sachs), 한때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학자”로 불렸던 그가, 최근 매우 이상한 주장들을 이상한 장소에서 하고 있다.
2023년 2월 11일
미국 대통령이 되기 위한 길을 걷던 제프리 삭스에게 묘한 일이 벌어졌다. 자신만만한 태도와 케네디를 연상시키는 헤어스타일을 지닌 이 컬럼비아 대학교 경제학자는 한때 유엔 사무총장 코피 아난(Kofi Annan)의 신뢰를 받았고, 조지 소로스(George Soros)의 재정적 지원을 받았으며, 보노(Bono)와 안젤리나 졸리(Angelina Jolie)와 친분을 쌓고 세계 빈곤을 종식시키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지금 그는… 글쎄, 조롱거리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학식은 높은데 명절 가족 모임에서 엉뚱한 소리를 하는 삼촌 같은 존재가 되었다.
삭스는 최근 몇 안 되는 주류 언론 출연 중 하나였던 지난해 10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논의하던 중, 2022년 노르드 스트림(Nord Stream) 가스관 폭파 사건의 배후가 러시아가 아니라 미국이라고 단정적으로 주장하며 진행자 톰 킨(Tom Keene)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의 논리는 기본적으로 미국이 블라디미르 푸틴을 제재하는 것 이상의 보복을 하기 위해 이러한 비밀 작전을 벌였다는 것이었다. (그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입장은 “우리는 푸틴에게 너무 가혹하게 굴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러시아 역사와 3차 세계대전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당황한 진행자는 “제프, 여기서 멈춰야겠네요. 그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있나요?”라고 물었다. 삭스의 답변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는 다음 날 뉴욕 포스트(New York Post)의 기사 제목 "컬럼비아 교수 제프리 삭스, 방송 도중 쫓겨남"을 보면 알 수 있다.
삭스의 화려한 학문적 배경은 음모론자들과 즉흥적인 주장으로 유명한 논객들에게 신뢰성을 부여하는 데 기여한 듯하다. 블룸버그에서 한 그의 근거 없는 발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전직 명망 높은 기자였던 시모어 허쉬(Seymour Hersh)가 자신의 서브스택(Substack) 블로그에서 이를 확대 재생산하며 소개했다. 그의 글은 단 하나의 익명의 출처에 의존해 미국이 노르드 스트림 폭파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물론 미국 정부와 독립 보안 전문가들은 이를 "전적으로 허위"라고 반박했고, 러시아 정부에게 선전용 선물을 안겨준 꼴이 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삭스는 *란셋(The Lancet)*의 코로나19 위원회를 이끌면서 국제사회의 팬데믹 대응이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지연되고, 자금 지원이 부족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비교적 논란의 여지가 없었으나, 코로나19 기원 문제에 대한 언급이 나오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대다수 의사와 면역학자들은 초기부터 박쥐에서 비롯된 이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습기찬 수산 시장(wet market)"에서 인간에게 전이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봤다. 그러나 삭스가 주도한 란셋 보고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도, 이 바이러스가 중국 정부의 연구소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평가했다.
이 주장은 터무니없는 음모론은 아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Wuhan Institute of Virology, WIV)가 이 사태와 무관하다고 단정하기에는 지나치게 우연의 일치가 많다고 보고 있다. 이 바이러스가 연구소에서 실수로 유출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삭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가능성"에서 시작해 점차 확신에 찬 주장으로 변해갔다. 결국 그는 이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되었으며, 앤서니 파우치(Anthony Fauci) 박사를 포함한 여러 과학자들이 이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삭스에 따르면 이 과학자들은 코로나19를 생물학적 방어 목적으로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한 비밀 "기능 강화(gain-of-function)" 연구를 수행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장을 어디에서 했을까? 란셋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블룸버그, CNN, MSNBC, 심지어 폭스 뉴스도 아니다. 그는 이 문제를 반(反)백신 음모론자로 악명 높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서 다뤘다.
삭스는 또 다른 논란의 중심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독특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서방이 러시아를 과도하게 자극해 전쟁을 일으켰다고 주장하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 대통령이 제시한 평화 협상 조건을 "허황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삭스의 이러한 발언과 그의 최근 행보는 많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그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의 반(反)백신 팟캐스트,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음모론자인 지미 도어(Jimmy Dore)의 팟캐스트, 그리고 러시아 국영 방송에 등장했다. 특히 러시아의 선전 방송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Vladimir Solovyov)가 진행하는 토크쇼에도 출연해 논란을 키웠다.
이제 삭스는 더 이상 주류 언론에서 인터뷰 대상으로 선정되지 않는다. MSNBC의 레이첼 매도우(Rachel Maddow)와 CNN의 앤더슨 쿠퍼(Anderson Cooper) 같은 언론인들은 그를 피하고 있으며, *월스트리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은 그를 “푸틴의 미국 내 홍보대사”로 묘사했다.
삭스는 여전히 자신이 옳다고 믿는다. 그는 필자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나는 단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열린 대화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라며 자신을 변호했다.
그러나 그가 한때 자문했던 세계 지도자들과 비교하면 그의 최근 만남 대상은 확연히 달라졌다. 한때 볼리비아, 폴란드, 러시아의 경제 개혁을 주도했던 그가 이제는 극우 성향의 헝가리 총리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án)과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한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학자”였던 그는 이제 과거의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 세계적인 석학에서 한낱 음모론자로 변질된 그의 행보는 그야말로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온 학자의 비극적인 자화상"처럼 보인다.
제프리 삭스가 얼마나 똑똑한 사람인지는 나무위키의 항목만 읽어봐도 알 수 있다. 하버드 최우등 졸업과 최연소 교수 임용, 대통령은 물론 유엔과 여러 나라의 국가경제 자문, 세계 100대 지식인 등등. 그가 뉴욕타임스에 칼럼을 쓰는 날에는 낙약이 아니라 뉴욕의 지가를 올린다고 할 정도였다.
제프리 삭스는 망상에 빠진 것일까, 깊이 감추인 검은 세계를 발견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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