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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원조는 일본이지만...

가고 보고 먹고 쉬고

by Paperback Writer 2025. 3. 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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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의 일본 잡지 코너에서 붕어빵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일본 사람들도 붕어빵을 먹어?"

알고 보니 붕어빵의 원조가 일본.
타이야키(きTaiyaki)라는 이름이었다.  타이( 鯛,たい)는 도미. 그러니까 타이야키는 도미구이란 뜻.

한국처럼 싼 길거리음식이 아니라 고급스러운 건 1만원이 넘을 정도로 제법 비싼 디저트로 인정을 받는 모양이었다.
도미가 일본에선 복의 상징이라나?

지금은 한국에서도 붕어빵이 이상하게 고급화(?)되면서 값이 비싸졌지만, 그 당시 나에겐 놀라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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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잡지 표지에도 등장하는 붕어빵 아니 타이야키

붕어빵 원조는 도쿄에 있다

일본에는 원조 가게도 아직 있나보다.

도쿄 미나미구에 있는 나니와야 소호텐(浪花家 総本店). 위치는 롯폰기에서 가까워 보인다.
이 가게는 타이야키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나니와야 총본점의 가게 이름의 유래는, 초대 고베 세이지로가 나니와(현재의 오사카) 출신이었기 때문에, 고향의 이름을 따서 나니와야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창업은 메이지 42년(1909년).
전통적인 제조법을 지켜 타이야키를 계속 만들고 있습니다.
가게 내에서는 붕어빵 이외에도 야키소바, 국가루, 빙수, 안미츠 등도 준비하여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한 가게 안은 냉방 시설이 없기 때문에 여름철 빙수는 각별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루 한 솥, 여덟 시간에 걸쳐 삶아낸 팥을 즐겨보세요.
붕어빵은 바삭하고, 고소하게 탄 얇은 껍질에 싸인, 적당한 단맛의 팥의 풍미.
꼭, 갓 만들어진 붕어빵을 맛보세요.
선물로 하시는 분들은 오븐에서 토스트를 구우듯이 붕어빵을 데우면 맛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팥크림을 사브레로 샌드한 아즈위치는, 절묘한 콤비네이션이 중독될 것 같다.
탄생 계기는 무려 광우병 문제.
예기치 못한 사태에 대비해 붕어빵 이외의 상품을 만들기 위해 개발되었다고 한다.

나니와가의 맛을 먼 곳에서도, 라는 소리에 응해, 단팥은 물론 껍질도 연구를 거듭해 완성한 것이 붕어빵이 한창.
작은 타이 모양과 패키지에 「귀엽다!」라고 환성이 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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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풀빵처럼 둥근 모양의 밀가루 빵 안에 팥을 넣은 모양이었고 이름은 이미가와야키( 今川焼き)였는데, 이 가게가 처음으로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어서 타이야키라고 이름 붙였나보다.

이미가와야키. 풀빵이라지만 상당히 크다.

도미빵이 붕어빵 된 슬픈 역사

도미빵이 한국에 와서 붕어빵이 된 시기는 일제시대인 1930년대라고 한다.
당시만해도 붕어는 잉어처럼 몸보신용 생선이었기에, 일본에서 도미가 건강의 상징인 것과 비슷해서 붕어빵이라 불린 듯 하다.

행운과 건강의 상징이라면 잉어가 더 맞는 것 같기도.

붕어빵과 풀빵이 한국에서 널리 퍼진 것은 6.25전쟁과 관련이 있다.
미군이 배급한 밀가루를 어떻게 해야 배부르게 먹을까 궁리하다가 나온게 풀빵과 붕어빵.

풀빵은 국화빵이라고도 했는데, 국화는 알다시피 일본 왕가의 상징이다.
이것도 왠지 서글프네.

요즘엔 풀빵이라 부르는 국화빵.

나니와야의 타이야키 사진을 살펴보면, 한국 붕어빵과 많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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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꼬리가 크고 위로 올가간게 한국의 붕어빵보다 더 싱싱(?)해 보인다.
또 검게 탄 비늘 모양 아래로 팥이 금방 터져 나올 것처럼 풍부하다.
타이야키는 가격이 비싼 만큼 크기도 더 큰데, 반으로 잘라보면 팥이 가득하고 껍질이 얇다.
한국의 붕어빵은 찹쌀이 들어가 껍질이 물렁물렁한데, 일본 타이야키는 밀가루로 얇게 만들어 바삭바삭하다.
한국도 예전에는 밀가루로 바싹하게 만들었는데, 언젠가부터 잉어빵이라는 이름으로 고급화(?)되면서 바뀐 듯.

타이야키는 일본에서는 길거리 음식보다는 가게에서 파는 디저트나 간식에 더 가까운데, 가격은 100~300엔이 일반적인 듯하다.
요즘 한국의 붕어빵이 1000원~1500원씩 하는 곳도 있으니 차라리 일본이 더 가성비가 있는 셈.

다양하고 발랄해진 타이야키

한국에서도 붕어빵은 고급화되고 있다.
팥 외에 커스터드나 생크림이 들어가거나 아이스크림도 있다.
사각틀에 크로아상처럼 버터를 많이 발라 바삭하게 만든 붕어빵도 등장했다.

붕어빵 아이스크림도 일본이 원조?

원조인 일본은 더 다양하다. 녹차맛은 기본이고 딸기맛 고구마맛 등등 기상천외한 맛은 물론이고, 색깔마저 다양하다.

CG가 아닙니다.

타이야키 모양도 다양하다. 커다란 불상으로 유명한 가마쿠라에선 부처 모양의 붕어빵도 판다.


붕어빵 붕세권 기후변화

몇 해 전부터 붕세권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추운 겨울 붕어빵을 사먹고 싶은데 찾기가 어려워, 붕어빵 파는 지역을 붕세권이라고 부르고 붕어빵 지도까지 등장했다.

붕어빵 파는 곳이 줄어든 이유는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한다.
기후변화로 겨울이 짧아지고 따뜻해졌다.
팥이 빨리 쉬기도 하고, 밀가루 값도 올랐다.
한철 장사인 붕어빵을 팔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고 이득도 적어 붕어빵을 만드는 사람도 줄었다는 것.

전국 붕어빵 지도.

타이야키의 세계화

반면 타이야키라는 이름의 일본식 붕어빵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뉴욕에는 타이야키 NYC라는 가게가 있다.

여기는 붕어빵 모양의 아이스크림을 판다.
영국 런던, 호주 시드니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도 타이야키라는 이름으로 아이스크림이나 슈크림을 넣어 파는 가게를 찾을 수 있다.
건강을 고려한 재료를 넣거나, 채식주의자를 위한 대체 재료 사용 등, 건강과 환경을 고려한 새로운 시도들도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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